사람이 누구야‼️+ [고등소년단] 메모를 남기고 갔다

 

메모 남기고 간 사람 누구야 ‼️ 컬컬 마녀

[고등학교소년단] 메모 남기고 간 사람 누구 ‼️ 컬컬 마녀 The W… m.blog.naver.com (1편) 보고 오세요!!

Don ‘ t Call Me

08

식판을 들고 부리나케 나가는 윤기 선배를 눈으로 쫓다가 요구르트 껍질을 간신히 벗기고 있는 하린에게 슬쩍 윤기 선배 아니냐고 물었다. 하린이는 모르겠는데 껍질을 까달라는 거야 쓸모 있는 자는 지렁이만큼도 없는 놈

식사를 마치고 교실에 오를 때까지 선배는 왜 귀가 빨개졌을까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봤다. 가끔 석진 선배님이 윤기 선배님한테 눈길이 잘 안 맞는다고 놀리는 거 보면 진짜 그냥 성격인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여자의 직감이라고 해야 할까. 아까 봤던 윤기 선배님의 조바심은 단순한 성격 때문이 아닌 것 같았어

“맙소사, 미치겠네.”

생각하면 할수록 골치만 아플 뿐 메시지의 주인공에 대한 감각은 잡지 못해 답답했다. 메모 주인 찾기 같은 건 포기할까 하다가 책상 위에 엎드렸더니. 하린이가 내 이름을 큰소리로 불렀다 복잡한 생각에 지쳐 눈을 부릅뜨고 보니, 앞문으로 불쑥 내밀어 선생님은 그런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셨다. 잠깐 나오라는 손짓을 하는 선생님의 모습에 주섬주섬 앞문으로 다가가면 방송실에 들러 뭐 하나만 알려달라고 한다.

지금 선생님이 시험 출제 기간이라서 그래. 미안해 여주야!”

내 손에 노란 메모지를 한 장만 쥐고 황급히 교무실로 달려가는 선생님이다. 역시 마감이 다가올 때 몰아서 하는 게 ‘나라의 룰’이야 ‘사람 사는 건 다 똑같구나’라는 생각으로 방송실로 들어갔다. 아무도 없었다. 에어컨도 틀어놓지 않았는지 후덥지근했다. 이 정도면 굳이 찜질방까지 가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바퀴 달린 의자에 앉아 마이크를 켜 소식을 알렸다. 대개 시험이 끝나면 체육대회가 있을 예정이니까 각 반 체육부장과 반장들은 체육관에 집합하라든가. 제가 포함되지 않은 소식이었기 때문에 대충 일을 끝냈다.

“3층까지 언제 올라가…”

이 더운 날 3층까지 다시 올라갈 것 같아 어지러워서 좀 쉬려고 의자 등받이에 등을 기댄 채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냈다. 인터넷을 뒤적이고 있는데 갑자기 방송실 문이 열렸다. 선생님이라도 들어왔나 하고 깜짝 놀라자 윤기 선배가 내 모습을 보고 나보다 어깨를 더 떨며 놀란다. 나 핸드폰 안 켰는데 걸릴 줄 알고 깜짝 놀랐는데. 저 선배는 나를 왜 보고 놀랐지? 방송실 안에 아무도 없는 줄 알았나? 선배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쭈뼛쭈뼛 방송실 안으로 들어와 두 귀를 붉히며 내 뒤에 놓인 작은 소파를 가리켰다.

“저기요, 그거 가지러 왔어요” 그러니까.

선배가 보여 준 것은 눈으로 봐도 부드러운 펭귄 인형이었다. 윤기 선배님 인상은 되게 강해도 귀여운 걸 좋아하는 스타일이었어 뜻밖의 갭에 놀라기도 하고, 은근히 귀여워서 선배를 힐끗 쳐다보자 선배는 내 눈앞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서둘러 이 인형은 내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건 내 것이 아니야. 이거 우리반 친구 말인데. 내가 좀 빌려와서 여기 있을게.

나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아, 네…”

‘어… 갈게…’

선배는 두 귀를 쫑긋 세운 채 그대로 방송실을 나섰다. 원체 저렇게 수줍음을 많이 타는걸까? 굳게 닫힌 방송실 문을 보면서 눈을 깜빡거려고는 곧 종이 울리는 시간이 된 것으로 휴대 전화를 주머니에 넣고 자리를 떴다.

09

곧 시험이라고 해서 대부분의 수업이 자습이었다. 오늘 아침에도 서랍 속에 있던 쪽지를 펼쳐들고 글을 또 하나하나 읽어 내려갔다. 진짜 내가 딸기우유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석진 선배님이 편지의 주인공인가. 잠깐 기다려.정말 맞다면 그 선배가 이렇게 로맨틱한 사람이었어? 뭐 사실상 그 방송부 선배 4명 중에 이 편지와 어울리는 사람은 하나도 없지만. 석진 선배님은 제가 장난을 못 치셔서 짜증나는 선배인데… 절대 석진 선배가 아니라고 나 혼자 단정했어 그래도 석진 선배님이 맞으면. 미안할 뿐…

10

오늘은 메모의 주인공에 대해 아는 점이 별로 없었다. 윤기 선배님, 호석 선배님 이 둘 중 도저히 범위가 좁혀질 것 같지 않다. 가방끈을 붙잡고 멍하니 바닥에 구르는 작은 돌을 발로 차면서 걷다가 뒤에서 호석 선배님의 목소리가 크게 들렸다 함께 가!돌멩이를 차던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리자 선배가 앞머리를 휘날리며 내 앞까지 달려왔다. 더워서 힘들 것 같다며 내 어깨를 잡고 숨을 고르는 선배였다. 선배가 힘들어 걱정되기보다 어제 학원에서 했던 말이 자꾸 생각난다.

‘어쨌든 네가 열심히 찾고 있었어.”

내가 뭘 찾는 줄 알고 편지를 쓴 남편을 찾는 것을 알고 한 말인지, 아니면 내가 뭘 잊어버린 건지. 후자로 보기에는 그날 말하는 분위기 자체가 너무 의심스러웠다. 선배는 깊은 생각에 잠겨 할 말을 잃은 내 모습을 보더니 내 어깨를 붙잡고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는 선배에게 당당하게 선배 탓이라고 하자. 눈살을 찌푸리면서 자신이 뭘 잘못했느냐고 물었다.

얘기 나온 김에 한 가지만 물어볼게요.”

“… …”

제가 뭔가를 찾고 있는 것처럼 보이나요?”

선배는 내 말에 멍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손으로 입을 가리고 허리를 굽히며 배를 움켜쥐고 웃는다. 뭐가 재밌어 내 얼굴이 웃기냐? 적당히 웃다가 끝날 줄 알았는데 눈물도 흘리면서 웃으면 더 기분이 나빠진다. 진짜 내 얼굴 보고 웃는 거야?

왜 웃어요!”

주먹을 불끈 쥐면서까지 화를 내자 눈물을 흘리며 웃던 선배는 미안하다며 사과한다. 웃음을 억지로 멈추고 숨을 들이쉬었다가 내뱉다

말 그대로 열심히 찾는 것 같아서.

“그래서 뭘?”

“뭐 매일 아침마다 너에게 주는 사람은 누구야?”

다 아는 척 미소 지으며 말하는 선배였다. 자연스럽게 설마 선배가 써놓고 내가 안 쓴 척 연기하는 건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하기 시작했다. 호석 선배님이 나한테? 정말 만약에 문자 쓴 사람이 호석 선배님이면 선배님이 날 좋아하는 거야 그리고 제가 눈치채고 ‘선배님이시구나’ 하니까 분위기 잡고 선배님이 저한테 고백을… 아, 아니다. 너무 멀리 갔어 아직 메모를 쓴 사람이 호석 선배님일 수도 있는데. 나는 집을 나간 뒤 먼저 걸어가던 호석이 형에게로 뛰어갔다. 여기까지 온 김에 당당하게 물어봐야 할 것 같았다.

선배,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물어볼게요.”

“응, 들어봐.”

선배가 썼는데 안 쓴 척 저 연기하는 거 아니죠?”

내 말에 가볍게 웃고는 절대 내가 아니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 윤기 선배님이신가? 선배의 옷깃을 잡고 이름 성의 초성이 ㅁ으로 시작되느냐고 물었더니 모르겠다며 어깨를 으쓱했다. 이렇게 하면 최소한 고개를 끄덕이거나 저을 줄 알았는데. 안 넘어가네 하~ 똑똑한 선배님

네가 찾아봐. 나 여기서 더 알려주면 혼나”

선배는 내 옷깃을 잡고 있던 내 손을 부드럽게 풀어 주더니 내 등을 두 번 두드렸다. 그리고 조심해하며 먼저 걸어간다. 정말 설마 했던 그 선배인가?

11

집에 돌아와서 책상 위에 쪽지 두 장을 펼쳐보았다. 호석 선배님 아니면 정말 윤기 선배님 같은데 하지만 다시 윤기 선배라고 단정짓자니 아직 윤기 선배라는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 제일 마지막에 쓰려고 했던 수법으로 찍어놨는데 역시 학교에 아침 일찍 등교해야 할 것 같았다. 이 방법을 쓰지 않으면 졸업할 때까지 알아낼 수 없을 것 같아.

아침 일찍 일어나기 위해 평소보다 일찍 씻고 알람도 7시에서 6시로 맞춰 놨다. 그리고 자려고 생각하는데. 매번 1시나 2시가 되어 10시에 자려고 하면 잠이 오지 않았다. 분명 씻기 전까지는 미치도록 피곤했는데. 그래서 결국 핸드폰을 보다가 2시 반이 되어서야 잠을 잘 수 있었다.

그렇게 충분히 8시간을 자려던 계획이 3시간 반밖에 못 잤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어떻게든 준비를 한 후 등교했다. 2학년 층에는 아무도 없었고 당연히 교실도 아무도 없었다. 서랍 속에 쪽지가 들어 있지 않나 싶어 급히 서랍 안을 살펴보니. 아직 선배들에게는 들리지 않은 것처럼 종이라고 해도 낙서투성이인 노트뿐이었다. 그러면 이제 곧 문자가 올 예정이네. 나는 가방을 품에 들고 교실이 잘 보이는 음료수 뒤로 몸을 숨겼다. 수상한 사람이 우리 반에 들어올 때까지 쪼그리고 앉아 기다렸다.

그러나 10분이 지나도 15분이 지나도 보이는 것은 다른 반 아이들뿐이었다. 급격한 졸음이 몰려와서 크게 악을 쓰고는 나도 모르게 눈을 감고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그리고 이윽고 문이 드르륵 열리는 소리가 나는 것을 듣고 꾸벅꾸르륵 잠이 깼다. 내가 손바닥으로 까칠한 눈을 비비며 앞쪽을 보니 우리 반 교실 안으로 누군가가 들어오는 것이 창문으로 보였다.

가방을 꼭 끌어안고 발꿈치까지 들어 교실 뒷문으로 다가갔다. 내가 문자 주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떨리는지 모르겠는데 크게 뛰는 심장을 진정시킨다고 심호흡을 한 차례 크게 했다. 그리고 힘껏 문을 열어젖혔다. 혹시 선배가 아니라 ‘우리 반 애면 어쩌나’ 하고 걱정했는데.

정말이었어?”

설마 했던 사람이 정말 내 책상 위에 눈으로 보기만 해도 시원해 보이는 딸기우유를 올려놓고 있어서 적잖이 놀랐다. 정말 윤기 선배님일 줄은 아무도 몰랐어. 선배는 나의 갑작스런 등장에 기겁을 했고, 동공지진이 격렬하게 찾아왔다. 나는 치밀하게 아침부터 대기하고 있어서 아마 나타날 줄은 몰랐을 것이다.

‘응. 그게 여주인공이야’.

누가 선배 귀에 불이라도 붙였는지 빨개지는 선배의 귀가 들어왔다. 당황한 모습을 보이는 선배에게 메모를 남기고 사라진 사람이 선배냐고 묻자 고개를 끄덕이는데 말은 아니라고 한다.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는 것이다.

그래요?”

“……응”

대박, 들켰어.

“…어?아니?”

선배는 자신의 입에서 나온 대답에 놀랐는지 또 눈이 두 배로 커지면서 얼른 아니라고 부인한다. 밖으로도 분위기 때문에 다가가기 어려울 것 같은 이미지였는데. 생각보다 말랑말랑하고 귀여운 선배였다. 웃음을 참지 못하고 입꼬리가 실룩실룩 올라가려고 하면 선배가 내 표정을 보고 웃지 말라고 화를 낸다. 말없이 입가를 손으로 가리고 웃음을 참았다.그리고는 미소를 지으며 선배를 올려다보았다.

“…선배님”

“… …”

준비는 돼 있는데. 할 말 없어요?”

어느새 목까지 빨개진 선배가 내 앞으로 다가와.

“……좋아해”

하고 쑥스럽게 고백하더군.

끝이 너무 부끄러워요.

그리고 또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막내 라인

‘커밍쑨'(언젠가 )